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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 만찬…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그 날을 위하여” 건배

- 제주 초등학생 오연준 군 김광석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 독창…리설주 여사 만면에 웃음- 문 대통령 “한반도 평화 새로운 출발…분단의 상징 판문점은 세계 평화의 산실이 됐다”- 김 위원장 “함께 맞잡은 손 굳게 잡고 꾸준히 걸어가면 반드시 좋은 방안 만들 수 있을 것”

2018-04-27



27일 회담을 마친 뒤 남북 정상의 만찬은 오후 6시 39분 시작됐습니다.

남북 참가자들이 평화의 집 3층 만찬장으로 천천히 들어오자 남북 정상 부부는 밖에서 손님을 맞이하듯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나중에 들어와 자리에 앉았습니다.

만찬장에서는 소해금 연주로 공연이 시작됐으며 ‘반갑습니다’ ‘서울에서 평양까지’ ‘아리랑’ 세곡이 경음악으로 연주됐습니다.

헤드테이블은 문 대통령 왼쪽으로 김정숙 여사, 김영남 상임위원장, 서훈 국정원장, 김영철 부위원장, 오른쪽으로 김정은 위원장, 리설주 여사, 임종석 실장, 김여정 제1부부장, 정의용 실장이 자리했습니다.

남과 북의 만찬 참석자들은 자리에 앉기 전에 서로 반색하며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 집 3층에서 열린 만찬에서 건배를 한 후 박수를 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김정은 위원장 부부 및 참석자들.


김영철 부위원장은 임동원 전 원장과 악수하면서 “도대체 지난 10년 동안 어디가 계셨습니까?”라고 물었고,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는 북측의 김성혜 당 중앙위원회 실장을 보면서 “얼굴이 아주 좋아지셨습니다”라며 서로 마주 보고 웃었습니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 소개로 제주 초등학생 오연준 군이 김광석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독창했고, 리설주 여사는 만면에 웃음을 띄고 노래를 감상했습니다. 노래가 끝나자 김 위원장은 박수를 치며 리설주 여사를 한번 쳐다보고 웃었습니다. 오 군이 "제주에 언제부터 살았냐"는 고민정 부대변인의 물음에 “태어날 때부터요”라고 대답하자 김여정 부부장이 자리에서 크게 웃었습니다.

오 군이 두 번째 노래 ’고향의 봄’을 부르자 김정숙 여사는 처음 부분을 따라 불렀고 문 대통령과 귀엣말을 주고받기도 했습니다. 리설주 여사도 집중해서 오 군의 노래 모습을 쳐다보며 미소를 보였습니다. 김정은 위원장도 간주시간에 오 군에게 관심을 가지면서 리설주 여사와 임종석 실장에게 몇 살이냐고 묻기도 했습니다. 노래가 끝나자 김정은 위원장, 리설주 여사, 김여정 부부장은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

다음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만찬 인사말 주요 내용입니다.

<남북정상회담 만찬사>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리설주 여사 그리고 귀빈 여러분, 

오늘 우리는 평화를 바라는 온 겨레의 염원을 안고 만났습니다. 전 세계의 관심이 우리에게 모였습니다. 역사적 사명감으로 우리의 어깨는 무거웠지만 매우 보람 있는 하루였습니다. 

북측 속담에 “한가마밥 먹은 사람이 한울음을 운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찾아온 손님에게 따뜻한 밥 한 끼 대접해야 마음이 놓이는 민족입니다. 오늘 귀한 손님들과 마음을 터놓는 대화를 나누고 풍성한 합의와 함께 맛있는 저녁을 갖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특별히 준비해 주신 평양냉면이 오늘 저녁의 의미를 더 크게 해 주었습니다. 

이렇게 한자리에 앉기까지 우리 겨레 모두 잘 견뎠습니다. 서로 주먹을 들이대던 때도 있었습니다. 헤어진 가족을 만나지 못하는 서러운 세월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우리는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역사적인 만남을 갖고 귀중한 합의를 이루었습니다. 한반도와 전 세계의 평화를 위한 새로운 출발을 만들었습니다. 

오늘 회담의 성공을 위해 전력을 다해 주신 남북 관계자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하나의 봄을 기다려 오신 남과 북 팔천 만 겨레 모두 너무나 고맙습니다.

귀빈 여러분, 

김정은 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을 넘어오는 모습을 보며 나는 10년 전 노무현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넘어가던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그때 우리는 그렇게 군사분계선을 넘어가고 넘어오다 보면 남과 북을 가로막는 장벽이 점점 낮아지고 희미해져서 끝내 우리가 다시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그 후 10년, 우리는 너무나 한스러운 세월을 보냈습니다. 장벽은 더욱 높아져 철벽처럼 보였습니다. 10년 세월을 가르고 단숨에 장벽을 다시 연 김정은 위원장의 용단에 경의를 표합니다. 오늘 분단의 상징 판문점은 세계평화의 산실이 되었습니다.

김 위원장과 나는 진심을 다해 대화했습니다. 마음이 통했습니다. 

우리는 오늘 한반도에서 전쟁의 먹구름을 걷어내고 평화와 번영, 통일로 가는 새 길을 열었습니다. 남과 북이 우리 민족의 운명을 주도적으로 결정해 나가되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함께 받아나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습니다. 또한 새로운 세계질서를 만들어갈 역사적 책무가 우리에게 있다는 사실에 공감했습니다. 우리가 함께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갖게 되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귀빈 여러분, 

누구도 가지 못한 길을 남과 북은 오늘 대담한 상상력으로 걷기 시작했습니다. 

평창에서 화해의 악수를 건넨 북측 선수단과 응원단, 평화를 염원하며 뜨겁게 환영해 주신 남쪽 국민들도 큰 힘이 되었습니다. 북측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부부장, 김영철 통전부장은 특사로 방문해 대화의 물꼬를 터주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감사드립니다. 

이제 어려운 문제를 만나면 오늘처럼 남북이 마주앉아 해법을 찾을 것입니다.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정기적인 회담과 직통전화로 대화하고 의논하며 믿음을 키워나갈 것입니다. 남과 북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향한 여정에서 발걸음을 되돌리는 일은 다시는 없을 것입니다.

북측의 계관시인 오영재 시인은 우리에게 이렇게 호소했습니다. 

이제 만났으니 헤어지지 맙시다(…) 
다시는 다시는 
이 수난의 역사, 고통의 역사, 피눈물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맙시다 
또다시 되풀이된다면 혈육들의 가슴이 터져 죽습니다
민족이 죽습니다 
반세기 맺혔던 마음의 응어리도
한순간의 만남으로 다 풀리는 그것이 혈육입니다 
그것이 민족입니다 

나는 오늘 우리의 만남으로 민족 모두의 마음속 응어리가 풀어지길 간절히 희망합니다. 한가마 밥을 먹으며 함께 번영하게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귀빈 여러분, 

“길동무가 좋으면 먼 길도 가깝다”는 북측 속담이 참 정겹습니다. 

김 위원장과 나는 이제 세상에서 둘도 없는 좋은 길동무가 되었습니다. 올해 신년사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세계가 놀랄 만큼 빠른 속도로 어제를 옛날처럼 만들었습니다. 우리가 함께 손잡고 달려가면 평화의 길도, 번영의 길도, 통일의 길도 성큼성큼 가까워질 것입니다.

이제 이 강토에서 살아가는 그 누구도 전쟁으로 인한 불행을 겪지 않을 것입니다. 

영변의 진달래는 해마다 봄이면 만발할 것이고 남쪽 바다의 동백꽃도 걱정 없이 피어날 것입니다. 

이제 건배사를 제의하겠습니다. 

내가 오래 전부터 이루지 못한 꿈이 있는데 바로 백두산과 개마고원을 트레킹 하는 것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그 소원을 꼭 들어주시리라고 믿습니다. 내가 퇴임하면 백두산과 개마고원 여행권 한 장 보내주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나에게만 주어지는 특혜가 아니라 우리 민족 누구에게나 그런 날이 오기를 기원합니다. 함께 잔을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북측에서는 건배를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오늘은 저는 “위하여”를 함께 외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남과 북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그날을 위하여! 

<김정은 국무위원장 답사>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그리고 이 자리에 같이한 남측의 여러분들, 이렇게 자리를 함께해 감개무량함 금할 수 없습니다. 분명 북과 남이 함께 모인 자리인데 누가 북측 사람인지 누가 남측 사람인지 도저히 분간할 수 없는 이 감동적인 모습들이야말로 진정 우리는 갈라놓을 수 없는 하나라는 사실을 다시금 재삼 인식하게 하는 순간의 기쁨, 그리하여 이다지도 가슴이 몹시 설레입니다. 정말로 꿈만 같고 반갑습니다.

오늘 나는 문재인 대통령과 역사적인 상봉을, 그것도 분단을 상징하는 여기 판문점에서 진행하고, 짧은 하루였지만 많은 대화를 나눴으며 의미 있는 합의를 이뤘습니다. 오늘의 이 소중한 결실은 온겨레에 커다란 기쁨과 희망을 안겨주게 될 것이며 조선반도의 평화를 바라는 국제사회의 지지와 공감을 불러일으키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문 대통령의 과감한 결단력과 의지는 시대의 역사 속에서 높은 존경을 받을 것입니다. 문 대통령에게 감사의 뜻을 표합니다. 이 역사적인 상봉과 합의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신 북과 남의 모든 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의 만남과 상황과 성과는 시작에 불과하고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에 비하면 빙산의 일각입니다. 우리 앞길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고, 우리 앞에는 대단히 새로운 도전과 장애물 조성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사소한 두려움을 가지면, 안 되면 외면하고 피할 권리도 없습니다. 그것은 그 누가 대신해 줄 수 없는 역사의 주인공들입니다. 우리가 하지 못하면 그 누가 대신해 줄 수 없는 일들을 짊어지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이 숭고한 사명감을 잊지 말고 함께 맞잡은 손을 굳게 잡고 꾸준히 노력하고, 꾸준히 걸어 나간다면 반드시 좋은 방안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땅의 영원한 평화를 지키고, 공동번영의 새 시대를 만들어 나가려는 나와 문재인 대통령님, 그리고 우리 모두의 의지에 달렸습니다. 우리가 서로 마음을 합치고 힘을 모으면 그 어떤 도전과도 싸워 이길 수 있습니다. 나는 그것을 꼭 보여주고 싶으며, 또 보여줄 것입니다.

온겨레의 공통된 염원과 지향과 의사를 숨기지 말고, 불신과 대결의 북남 관계 역사에 종지부를 찍고 함께 손잡고 민족의 미래를 위해 과감하게 나가야 합니다. 오늘 내가 걸어서온 여기 판문점 분리선 구역의 비좁은 길을 온겨레가 활보하며 쉽게 오갈 수 있는 대통로로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해 나가야 합니다.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많은 고심 속에 검토하시는 문 대통령님, 그리고 김정숙 여사님, 남측의 여러분들, 그리고 여기에 참가한 모든 분들의 건강을 위해서 잔을 들 것을 제안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