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화쟁의 정신, 한반도에 실현되길”
- 한반도 평화 기원법회 축사…“한반도에 다사로운 봄이 왔다”- “비핵화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냉전구도 해체해야”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2018-04-17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남북정상회담과 관련, “이번 정상회담을 준비하면서 우리 불교의 소중한 유산인 ‘화쟁(和諍)’을 깊이 생각해 봤다”며 “화쟁의 정신이 한반도에 실현돼 갈등과 분열이 해소되도록 간절한 원력으로 기도해 주시기 바란다”고 불교계에 당부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호텔에서 열린 ‘한반도 안정과 평화를 기원하는 법회’에 참석해 “서로 간의 차이와 다름을 넘어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며 화합을 이루는 게 화쟁 사상이라 이해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또한 “한반도에 다사로운 봄이 왔다. 진정한 평화와 화합이 이뤄지도록 계속 함께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우리 안의 화쟁도 중요하다. 국민의 공감과 지지가 있어야만 남북관계를 풀어갈 수 있다”며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데 사부대중이 앞장서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는 지금 우리 앞에 놓인 가장 시급한 과제이고,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해야할 과제”라며 “한반도가 세계에서 마지막 남은 냉전구도를 해체해 전세계 평화의 주역이 되길 간절히 기원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부처님의 가르침 속에서 지속가능한 평화의 지혜를 찾는다. ‘자타불이(自他不二)’의 깨달음에서 나오는 ‘자비’의 실천이 아닐까 한다”며 “남과 북 사이의 담을 허물고, 상생과 공존의 길을 내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산가족이 상봉하고 소식을 주고받고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어야 하며, 사회·경제·문화적 교류가 이어져야 한다”며 “불교계가 바라는 묘향산 보현사, 금강산 신계사, 개성 영통사 관련 사업 등 종교적 교류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세계일화(世界一花)’를 이루기 위해 어느 때보다 불교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여러분 한분 한분이 ‘빈자일등(貧者一燈·가난한 사람이 밝힌 등불 하나)’이 되어 달라. 여러분의 지극한 서원과 정성으로 밝힌 등불이 한반도를 넘어 전 세계에 평화의 길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불자 대중이 모아주신 염원을 되새기며, 저도 더욱 지혜롭고 담대하게 걸어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한국 불교는 군부독재 시절 국가권력에 의해 종교의 성역을 침탈당하는 가슴 아픈 일을 겪었다. 38년 전 신군부가 전국의 사찰을 짓밟고 무고한 스님들을 연행했던 10.27법난이 그것”이라며 “불교계에 여전히 남아있는 깊은 상처에 대해 이 자리를 빌려 심심한 유감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저는 불교의 가르침을 좋아하며 ‘벽암록’과 조사들의 선문답을 읽으며 접한 불교의 세계관이 저의 세계관의 한축으로 깊숙이 자리잡고 있음을 느낀다”며 “여러분의 맑은 기운을 듬뿍 받으니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잘 될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아래는 문재인 대통령의 축사 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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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사 전문>
존경하는 불교 지도자와 불자 여러분,
내외 귀빈 여러분, 반갑습니다.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 안정과 평화를 기원하는 큰 법회를 열어 주신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설정 큰스님과
여러 종단 총무원장스님들께 각별한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설정 큰 스님의 봉행사를 감명 깊게 들었습니다.
오늘 법회로 그치지 않고, 이번 주말부터 일주일간
전국사찰에서 조석으로 축원하시겠다는 말씀에
큰 힘을 얻었습니다.
저는 이번 정상회담을 준비하면서,
우리 불교의 소중한 유산인 ‘화쟁’을 깊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서로간의 차이와 다름을 넘어,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며 화합을 이루는 것이
화쟁사상이라 이해하고 있습니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는
지금 우리 앞에 놓인 가장 시급한 과제이고,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해야할 과제입니다.
화쟁의 정신이 한반도에 실현되어
갈등과 분열이 해소되도록
간절한 원력으로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안의 화쟁도 중요합니다.
국민의 공감과 지지가 있어야만
남북관계를 풀어갈 수 있습니다.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데
사부대중이 앞장서 주시기 바랍니다.
남북정상회담에 이어서 북미정상회담도 예정되어 있습니다.
새로운 국제질서를 만들어낼 수 있는
세계사의 대전환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 속에서
지속가능한 평화의 지혜를 찾습니다.
‘자타불이’의 깨달음에서 나오는 ‘자비’의 실천이 아닐까 합니다.
남과 북 사이의 담을 허물고,
상생과 공존의 길을 내는 것입니다.
이산가족이 상봉하고, 소식을 주고받고,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회, 경제, 문화적 교류가 이어져야 합니다.
불교계가 바라는
묘향산 보현사, 금강산 신계사, 개성 영통사 관련 사업 등
종교적 교류도 큰 힘이 될 것입니다.
한반도가 세계에서 마지막 남은 냉전구도를 해체하여
전세계 평화의 주역이 되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세계일화’를 이루기 위해
어느 때보다 불교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빈자일등’이 되어 주십시오.
여러분의 지극한 서원과 정성으로 밝힌 등불이
한반도를 넘어 전 세계에 평화의 길을 밝힐 것입니다.
불자 대중이 모아주신 염원을 되새기며,
저도 더욱 지혜롭고 담대하게 걸어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고승대덕 스님들과 불자 여러분,
불교는 오랜 세월 우리 민족과 함께 해왔습니다.
불교는 우리가 국난을 겪을 때 더욱 빛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서산대사는 전국에 격문을 돌리고 승병을 일으켰습니다.
서산대사의 제자 사명대사는
전란 후에 사신으로 일본에 건너가
3천여 명에 이르는 포로들을 데리고 귀국했습니다.
진정으로 나라와 국민을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
불교가 앞장 서 보여주었습니다.
불교의 가르침은 오늘날까지 이어집니다.
불교신도가 아니어도, 불교의 정신은
알게 모르게 국민들의 의식 속에 뿌리 깊게 배여 있습니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올바름을 실천하는 ‘파사현정’과
생명과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자비행’은
우리사회를 성숙시키고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저력이 되었습니다.
전 세계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에도
불자들이 발 벗고 나서고 있습니다.
활동범위가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에 이르고,
사업분야는 식수, 교육, 지역개발에서 지뢰제거까지 다양합니다.
고맙고 자랑스럽습니다.
그러나 한국 불교는 군부독재 시절
국가권력에 의해 종교의 성역을 침탈당하는
가슴 아픈 일을 겪었습니다.
38년 전 신군부가 전국의 사찰을 짓밟고
무고한 스님들을 연행했던 10.27법난이 그것입니다.
불교계에 여전히 남아있는 깊은 상처에 대해
이 자리를 빌려 심심한 유감의 뜻을 전합니다.
또한 불교계의 명예가 온전히 회복되어,
한국 불교가 더욱 화합하고 융성하길 기원합니다.
부처님께서는
한 사람이 청정하면 여러 사람이 청정해지고,
여러 사람이 청정해지면 온 세상이 맑아진다고 하셨습니다.
그런 원력으로 불교가
한국 사회를 정의롭게 이끄는 힘이 되길 바랍니다.
사랑하는 불자 여러분,
저는 불교의 가르침을 좋아합니다.
<벽암록>과 조사들의 선문답을 읽으며 접한 불교의 세계관이
저의 세계관의 한축으로 깊숙이 자리잡고 있음을 느낍니다.
오늘 여러분의 맑은 기운을 듬뿍 받으니,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잘 될 것 같습니다.
한반도에 다사로운 봄이 왔습니다.
진정한 평화와 화합이 이루어지도록
계속 함께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