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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모두가 더 큰 희망 꿈꿀 수 있는 기회

- [‘2018 남북정상회담’에 바란다] ⑬ 당장 우물가에서 숭늉 찾을 수 없어도- 글: 김석향 이화여자대학교 북한학과 교수

정책브리핑

2018-04-26



‘2018 남북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초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이 참여한다는 소식이 처음 언론에 나왔던 시점만 해도 이렇게 빠른 속도로 판문점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남북관계 개선이 이뤄질 때에는 비록 전반적인 분위기가 좋다고 하더라도 이른바 전문가 집단의 기대와 예측에 미치지 못하는 속도를 보여주는 것이 일상의 흐름이었기 때문에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탓이 크다.

그런데 2018 남북정상회담은 그 속도감이 남다르게 다가왔다. 정상회담 자문회의에 참석한 전문가 한 분이 요즘 남북관계는 너무 빠른 속도로 움직여서 도무지 예측을 할 수 없는 지경이라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몇 십 년 동안 이 분야를 연구해 온 전문가로서 무슨 예측을 내놓기 무섭게 그보다 훨씬 앞선 단계의 상황이 실제로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으니 난감하다는 하소연이었다.

이렇게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남북관계는 새삼 지구상의 수많은 언론매체와 전문가 집단의 관심을 서울과 평양으로 끌어 모으고 있다. 국내에서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는 않은 것 같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찬성해 온 사람은 물론이고 그동안 불안감을 표명해 오던 사람들 역시 2018 남북정상회담에 기대감을 표명한다는 점에서는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렇게 기대감이 높아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2018 남북정상회담의 의제로 어떤 사안을 포함해야 하는지 의견도 분분해지게 마련이다. 사람마다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사안을 의제에 포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 같다. 이런저런 의견이 쏟아져 나오는 것을 지켜보다 보면 저 많은 사안을 어떻게 다 담아낼 수 있을까 걱정하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역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2018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0여 년의 세월 동안 분단으로 인해 상처 받고 피해를 입은 사람들 문제를 어떤 형태로든 꼭 언급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우리 모두 기억하고 있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의 탄핵으로 국민들 마음에 상처가 큰 상태에서 임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1년 동안 문재인 대통령은 ‘사람을 중요하게’ 여기는 행보를 보여줬다. 어려움을 겪은 사람을 찾아서 눈물을 흘리고 그들과 함께 아파하는 대통령의 모습은 분명히 새로운 기대감을 갖게 했다. 이렇게 ‘사람을 중요하게’ 여기는 대통령의 마음이 2018 남북정상회담에서 분단 이후 수많은 납북 피해자와 이산가족, 억류당한 선교사 여러분의 아픔을 기억하고 이 문제를 해소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으로 나타났으면 좋겠다.

물론 한 번의 만남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도 잘 알고 2018 남북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는 북한의 비핵화라는 점은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다. 중요한 회담일수록 의제를 단순화하지 않으면 자칫 아무 것도 달성하지 못할 위험성이 크다는 사실도 잘 안다. 무엇보다도 이번 회담을 통해서 북한의 비핵화 수준을 소위 말하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폐기’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 차원으로 달성한다면 남북관계는 물론이고 지구상의 평화는 한 단계 더 높은 지점으로 올라서는 쾌거를 이루는 것이니 그것처럼 기쁜 일도 없다고 하겠다. 아마도 ‘우물가에서 숭늉 찾을 수 없다’하는 논평은 이런 점을 감안해서 나왔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는 문재인 대통령 마음이 2018 남북정상회담을 우리 국민 모두에게 더 큰 희망을 꿈꿀 수 있는 기회로 만들어 줄 것을 소망한다. 비록 지금 당장 우물가에서 숭늉을 찾을 수 없더라도, 2018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앞으로 이어지는 또 다른 회담에서 우리가 꼭 숭늉을 찾아서 모든 사람과 함께 나눠 마시는 날이 올 것을 믿고 그렇게 만들어 가려고 노력하는 중이라는 자세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