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철도 연결, ‘한반도 신경제구상’ 실현 첫걸음
나희승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원장
정책브리핑
2018-07-17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남북정상회담 후,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에 정식 서명했다. 남북 정상은 판문점 선언 1조 6항에 ‘남과 북은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번영을 이룩하기 위하여 10·4선언에서 합의된 사업들을 적극 추진해 나간다’고 명시했다. 특히 이날 선언문에서 “1차적으로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들을 연결하고 현대화해 활용하기 위한 실천적 대책들을 취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힌바 있다.
이러한 역사적 남북 정상회담 판문점 선언은 ‘한반도 신경제구상’ 실현을 위한 첫걸음이라는 평가다. 선언문에 포함된 남북철도연결사업은 단절됐던 한반도와 동북아 공간의 복원을 의미하며, 이는 한국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며, 남북간 경제공동체로 나아가는 출발선인 것이다.
또한 한국은 6월 7일 북한을 포함한 회원국 전원 찬성으로 국제철도협력기구(OSJD)에 가입했다. 남북철도가 러시아, 중국 등을 거쳐 유럽으로 갈 수 있는 법적 제도적 교두보를 확보한 것이다. 특히 북한의 찬성과 한국의 가입은 1년 안에 남북간 철도를 연결해 철도운영을 시작하자는 남북의 강한 의지로 평가할 수 있다.
이후 지난 6월 26일 남북철도협력 분과회의는 판문점 선언의 실천적 대책으로, 대북제재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공동연구조사단을 구성해 현지 공동조사부터 시작함으로써, 남북 철도연결의 실천적 의지를 전 세계에 보여주는 조치였다. 남북철도 연결과 함께 높은 수준의 현대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보여줬다. 요컨대 남북철도 연결사업으로 한반도는 ‘닫힌영토, 폐쇄적영토’에서 ‘열린영토’ 개념으로 발전해 나아갈 것이다. 섬처럼 닫힌 과거의 공간이 아닌, 대륙으로 나아가는 열린 미래의 공간인 것이다.
미래학자들은 21세기 글로벌시대에 경쟁은 더 이상 기업 대 기업 또는 국가 대 국가가 아니라 네트워크 대 네트워크의 구도로 전환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유럽~아시아~태평양을 잇는 ‘철의 실크로드’가 연결되면 수송시간 및 비용 절감 등으로 남북 간의 경제협력 뿐만 아니라 대륙경제권과의 협력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예를 들어 현재 부산에서 모스크바까지는 바닷길로 30일이 걸리지만, 철도를 이용하면 그 절반인 14일로 단축된다. 남북간 인천에서 남포로 컨테이너 1개를 운송할 때 바닷길로는 800달러가 들지만 철도로는 200달러면 충분하여 큰 경제적 효과가 기대된다.
이렇듯 아·태 가교국가 실현을 위한 남북 및 대륙철도망 구축은 첫째 한국경제의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고, 둘째 북한 경제의 성장 및 변화를 견인하며, 셋째 남북경제통합을 통한 한반도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넷째 그에 따른 평화번영을 동북아 지역 전체로 확산시키기 위해 매우 중요한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한반도 신경제구상’은 한반도와 동북아의 협력성장을 위해 동북아 역내국가간 국제철도네트워크를 공유하고, 투자와 이익을 공유하는 초국경적 협력메커니즘을 선도해야 한다. 또한 남북 및 북미관계의 획기적인 개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급변할 남북경협의 미래에 대비해야 할 시점이다.
21세기 남북철도는 분단의 역사를 접고 통일의 길로 나아가는 시대적 소명을 안고 있다. 이번 남북 정상간 판문점 선언을 계기로 남북철도는 ‘한반도·동북아 일일생활권’, ‘남북경제공동체’, ‘통일 시대’라는 한반도 도약의 기회를 맞고 있다. 통일의 견인차, 남북철도는 그 미래로 가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