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웹사이트는 제19대 대통령 임기 종료에 따라 대통령기록관이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해 이관받아 서비스하는 대통령기록물입니다. 자료의 열람만 가능하며 수정 · 추가 · 삭제는 불가능합니다.

다만,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하여 개인의 정보를 보호받기 원하시는 분은 관련 내용(요청자, 요청내용, 연락처, 글위치)을 대통령 웹기록물 담당자(044-211-2253)에게 요청해 주시면 신속히 검토하여 조치해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 그만 보기]
대통령기록관 홈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이 웹사이트는 국민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대통령기록관에서 보존·서비스하고 있는 대통령기록물입니다.
This Website is the Presidential Records maintained and serviced by the Presidential Archives of Korea to ensure the people's right to know.

한반도 평화와 번영…우리 국민 저력 믿는다

- [‘2018 남북정상회담’에 바란다] ①한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지만…- 글: 김덕룡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정책브리핑

2018-04-02



매서운 한파와 함께 추운 겨울이 가고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왔다. 지난해 한 차례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로 얼룩졌던 한반도 상황에도 새봄과 함께 훈풍이 불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대화가 재개되고, 12년 만에 대통령 대북특사가 방북해서 4월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5월 북미정상회담 합의를 이뤄냈다. 평창 ‘평화올림픽’이 마중물이 돼서 한반도 정세에 신속하고 거대한 변화가 만들어지고 있다. 

어느 국제정치학자도 미처 예상하지 못했지만 결코 우연이나 운이 좋아서 생긴 일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일관성을 가지고 북한이 대화의 장에 나오도록 설득했고, 여기에 적합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주력해왔다. 우리 국민들은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 남북공동입장과 단일팀에 큰 성원을 보여줬고, 북한 예술단 공연에도 애정 어린 박수를 보냈다. 강원도민은 북한 대표단과 선수단의 이동 편의를 위해 기꺼이 불편을 감수했다. 

민주평통은 지난해 11월 평창 동계올림픽이 ‘평화올림픽’으로 성공 개최되기를 기원하며 역대 최초로 지방도시인 강릉 아이스 아레나 경기장에서 18기 출범 전체회의를 개최했다. 해외 곳곳에서 평창 홍보의 밤 행사를 열었고, 거주국 정부와 의회, 주류사회를 상대로 올림픽 참가 및 평화올림픽 실현 캠페인을 전개했다.

그리고 12월 5일 민주평통 최고 의결기구인 운영위원회 결정으로 ‘올림픽 기간 한미훈련 잠정 연기’, ‘대북특사 파견’, ‘IOC 등 국제기구의 북한 참가 설득 활동’ 등 평화올림픽 실현에 필요한 3가지 정책을 대통령께 긴급 건의했다. 이러한 우리 모두의 성심과 노력이 있었기에 평창 동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성공 개최하고, 우리 스스로 한반도 평화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박수도 손뼉이 맞아야 소리가 나는 것처럼 북한의 행동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2월 평양을 방문한 우리측 특사단에게 남북, 북미정상회담 외에도 ‘군사적 위협 해소와 체제보장을 조건으로 비핵화 의사’를 밝혔고, 대화 도중에는 ‘전략도발’을 중단하기로 약속했다. 한미훈련을 예전 수준에서 진행하기로 한 것을 양해한다는 것도 북한 스스로 대화의 걸림돌을 제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이제 한반도는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체제, 남북 공동번영의 길을 열 수 있는 중요한 분수령 위에 섰다. 우리가 주도해 만들어낸 이 소중한 기회를 살려내서 굳건한 평화의 주춧돌을 놓는 것도 응당 우리의 책임이다. 우선은 4월 남북정상회담을 성과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남북 정상이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에 관련된 모든 사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눠야 한다. 그리고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에 관한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루는 것이 필요하다. ‘2018 남북정상회담’은 기존 1, 2차 정상회담과 달리 정부 초반기에 열리는 만큼 정상 간 만남을 정례화 하는 문제도 진지하게 모색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남북정상회담 성공과 동시에 5월 개최를 목표로 준비 중인 북미정상회담의 성과를 내기 위한 중재자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북한과 미국이 서로 불신이 큰 상황 아래서는 중재자, 촉진자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에 이은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도 이러한 대한민국의 역할을 염두에 둔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또한 중국과 러시아, 일본 등 주변국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며 합의사항 이행을 담보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앞으로 한반도의 운명이 걸린 역사적 회담의 성공을 위해 우리가 가진 모든 능력을 발휘해서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여기서 좌절하면 지난해보다 더 큰 위기에 봉착하게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기적 같은 현대사를 만들어온 대한민국의 역량을 세계가 다시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역량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우리의 역량이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정부와 국민이 의지를 결집해 채워나가야 한다.

앞으로의 과정이 결코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이 기회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정확히 알고, 국민 모두가 하나 돼 노력한다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열 수 있다고 믿는다.

지금 우리는 아직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려하고 있다. 그 길을 우리가 다함께 한민족의 이름으로 열어갈 수 있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간절히 바라마지 않는다. 분단과 전쟁, 권위주의 시대의 암운을 이겨내고 기적의 대한민국을 만든 우리 국민의 저력이 이번에도 마침내 유감없이 발휘되기를 기대한다.

 * 이 기고는 정책브리핑(www.korea.kr)에 4월 2일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