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 면회 금지 풀어주세요!
와상 환자이며, 기도삽관으로 언어 소통이 불가한 상태로 어머니가 수년째 요양병원에 입원 중이십니다.
코로나 19 전에는 가족들이 어머니 병간호를 위해 병원을 수시로 방문하여, 어머니 몸 상태를 살피고, 간호도 했지만, 코로나 19 이후 요양병원 방문 자체가 제한되어, 2년이 넘도록 제대로 된 면회조차 못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현재까지 정부의 코로나 19 방역 정책 및 병원 권고 사항을 준수하고 있으나, 언제까지 이 상황이 지속될지 알 수 없어 답답한 심경입니다.
고령화 사회에 더해 감염병이라는 위기 상황에서 겪는 혹은 겪게 될 일 쯤으로 치부하기엔 한 가족에겐 크나큰 슬픔이며,
나이든 부모를 방치한 것 같은 죄책감으로 하루하루가 고통스럽습니다.
또한, 환자 본인은 다른 가족의 얼굴도 못 보고, 손 한번 잡아볼 수 없는 외로운 처지에 놓여, 사람답게 살 권리와 행복을 빼앗긴 것과 같습니다.
요양병원에서 고령인 환자들 관리라는 명목 하에, 손/발을 침대에 묶어 두는 것은 다반사이고,
때로는 거칠게 위협적인 말을 하는 것도 듣고, 봐왔기에, 한 번씩 뉴스에 나오는 요양병원 실태 보고를 보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습니다.
그럼에도, 이 글로 요양병원의 부당함이나 잘못을 고발하려는 것도 정부의 시책을 비난하고자 하는 것도 아닙니다.
요양병원을 포함한 시설 종사자들의 어려움 또한 잘 이해하고 있으며, 그들 대부분이 정성껏 환자를 돌보고 있다 믿고 싶습니다.
비단 요양병원에 계신 저의 어머니뿐 아니라, 다른 어르신들도 자식들로부터 버려진 것 같은 외로움과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그들이 온전히 가족의 사랑 속에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끔, 대면 면회가 가능하도록 적절한 조치를 마련해 줄 것을 간곡히 요청 드립니다.
코로나 19를 2군 전염병으로 하향 조정하고, 거리두기를 완화하며, 해외여행 후 격리 면제도 이루어지는 가운데,
요양병원 면회만을 제한한다는 것은 형평성에도 맞지 않고, 사회적 약자에게 지속된 희생만을 강요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고령의 환자가 코로나에 취약하다는 것을 몰라서 면회 금지 조치를 해제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진정한 세계 최고 방역국가인 만큼, 그러한 취약 시설에서도 적용 가능한 대면 면회 허용 조치 및 대응 규정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한쪽은 틀어 막고, 다른 쪽은 열어 두면서 사회 정상화, 일상으로의 복귀라고 할 수 있을까요?
병원에 계신 어머니 상태를 저희들 눈으로 직접 보고, 손을 잡아주고, 등을 긁어주고, 얼굴을 맞대고, “외로운 시간 잘 견뎌줘서 고맙다”고 전해주고 싶습니다.
예외 없이 모두가 늙고, 죽음을 맞이하게 되겠지만, 그 과정이 홀로 쓸쓸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아픈 부모를 모시는 모든 가족을 대신하여, 거듭 부탁드립니다.
제발 요양병원 면회 금지 조치 풀어주십시오.